봄 그리고 가을 정보
작사 양희은 작곡 김정욱 편곡 김정욱
Youtube Official
봄 그리고 가을 가사
견디기 힘든 일은
사랑은 떠났는데
혼자서 꽃길 걷는 일
저 멀리 눈길 닿는 곳
뽀얀 안개만 같은데
어느새 찬란하게 피어난
봄꽃 한 세상
음 이 좋은 가을
견디기 힘든 일은
사랑은 떠났는데
혼자서 돌담길 걷는 일
저 멀리 눈길 닿는 곳
꽃이 핀 것만 같은데
어느새 찬란하게 피어난
단풍 한 세상
가을이 깊어가누나
앨범설명
늘 푸르른 양희은의 휴먼 앨범 [2014 양희은]
막 내놓은 양희은의 신보는 지난 2006년 35주년 기념앨범 이후 8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어떤 곡에 따라선 그때보다 목소리와 분위기가 더 명랑하고 찰 지다. '영원한 싱그러움'이란 수식은 양희은의 것이다. 수록 곡 "나영이네 냉장고", "막걸리" 그리고 1960년대 초창기 한류스타 김시스터즈의 것을 리메이크한 "김치 깍두기"가 여실히 말해준다. 어조가 찰랑찰랑한데도 듣는 사람은 편안하다. 그의 목소리는 저 옛날의 날 선 포크 톤에서 근래는 유유자적 여유로운 스탠더드와 소프트 재즈 톤으로 색조가 이동했다. 나이 들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아량과 관조가 지배하는, 그리고 이끼와 손때 묻은 인간적인 목소리로 영근 것이다. "당신 생각"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을 2006년의 노래 "당신만 있어준다면"과 비교하면 즉각 알 수 있다. 고백적이고 더욱 깊어진 무드임에도 듣는 사람을 무장해제하듯 마치 살결을 어루만지듯 부드럽다. "이제야 날 펼친다"도 여기에 속하는 앨범의 수작이다.
그러면서도 곡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콘텍스트와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참 좋다"는 찬란한 여유를, "김치 깍두기"는 우리네 긍지를, "하루만은"은 삶의 애착을, "나는 사랑을 할거야"는 나이 듦을 박차는 포효를 담았다. "봄 그리고 가을", 동생 희경과 호흡을 맞춘 "넌 아직 예뻐"는 삶과 사랑에 대한 회한과 인정이다. 앨범의 방점을 찍는 "아버지"는 뼈저리게 미워하고 아팠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용서하게 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고백록이다. 어디까지나 양희은이란 큰 울타리로 묶어지지만 찬찬히 들으면 목소리, 악기배치, 아이디어, 편곡 등에서 곡 저마다 차별화를 꾀하는 '디테일'에 충실함을 알 수 있다. 양희은은 12곡을 모두 다른 작곡가의 곡을 통해 자신과 주변에 대한, 결코 하나일 수 없는 삶의 다채로운 단상을 그려내려 했던 것 같다. 40주년을 넘긴 활동이력, 환갑을 넘긴 나이에 어찌 그가 사는 세상이 한가지로 보이겠는가.
확실히 새 앨범은 양희은의 시선과 해석이 표현의 '주체'임을 다시금 말해준다. 상상으로 짜내고 상업적으로 선택한 소재들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앨범의 노래들이 실감 나고 공감을 부른다. 같은 세대에게는 툭 터놓고 주고받는 '대화'의 앨범이요, 후배들에게는 삶의 의미를 일러주는 '세대교감'의 앨범이다. 두 세대는 여기서 나이 듦과 젊음은 서로 손잡고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안다.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1. "나영이네 냉장고 (Feat. 바버렛츠, 김나영) "
스윙 팝 재즈에 도전한 양희은! 스윙 리듬을 기반으로 한 포크 재즈 곡으로 연주자들의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재즈 풍 연주에 양희은의 노련미와 여유가 흐르는 보컬이 더해져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곡이다. 더하여 바버렛츠의 코러스가 마치 50년대 재즈 넘버들을 연상시키게 하는 복고적 분위기까지 입혀 주어 완성도를 높였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방송인 김나영의 에세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양희은이 직접 쓴 가사는 언뜻 익살스러우면서도 가슴 한 켠이 저려오는 감동이 느껴진다.
2. "당신 생각 (Duet with 강승원)"
"서른즈음에"의 작곡가이자 싱어송라이터 강승원과의 첫 만남! 양희은은 그 동안의 음반에서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듀엣을 처음으로 도전하게 되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서른 즈음에"의 작사작곡가로 유명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음악감독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강승원이다. 마치 오래된 영화 속에 나온듯한 스탠다드 팝 스타일에 따듯한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옆집 아저씨 같이 인간미 넘치는 강승원의 보컬과 양희은의 감미로운 보컬이 조화를 이루어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또 송영주의 피아노는 여지없이 빈틈없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손성제의 클라리넷 솔로는 그에 화답하듯 달콤한 사랑을 꾸게 한다. 보기드문스탠다드 넘버로 기대되는 곡이다! 배우자를 생각하며 가사를 써 내려가다 엄마 생각, 아빠 생각, 친구 생각도 생각나는… 이 곡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쓴 나의 고백이다.
3.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
양희은 싱글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을 통해 윤종신과 "배낭여행", 이적과 "꽃병" 을 발표하며 젊은 후배 뮤지션과의 작업을 꾀하고 있는 양희은이 이번 정규음반에서는 육중완과 함께했다. 육중완은 양희은에게 따뜻한 감성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를 선물했다. 육중완은 '꼭 사랑하는 연인 뿐 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 사람들, 내 주위에 있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대상이 사랑하는 연인일수도 있고 가족일수도 있고 친구일수도 그리고 내 손을 꼭 잡아주는 누군가 일 수 있겠다. 이 곡을 받고 양희은은 '외모와는 달리 마음속에 수줍음 많은 아름다운 어린 소년이 살고 있다'며 육중완에 대해 말했다. 나지막하고 편안한 양희은의 노래는 기타, 피아노, 첼로 단 세 악기로만 편곡된 단조로운 편성에서 더 큰 감성과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4. "참 좋다 by 박호명"
졸린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힘껏 켜본다. 오늘 하루도 바람을 가르며 어제와 다르지 않게 달려야 한다. 뛰지 않고 꿈만 꾸던 시절들도 있었음을 까맣게 잊고, 달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만 바라보며 살아 캄캄했던 세상... 다시 아침이다.
5. "김치 깍두기"
이 곡은 1970년 6월 발매되어 히트한 김시스터즈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처음 인트로에 삽입된 음원은 1962년 빌보드 싱글 R&B 팝 차트 2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코스터스 The Coasters 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찰리 브라운 Charlie Brown'으로, 미국에서의 호화로운 성공한 스타급 생활 속에 튀어나오는 고국에 대한 향수 "김치 깍두기"를 제시하는 장치로서의 오리지널 오디오 사운드 편집 샘플이다. 원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편곡으로 전자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언플러그드 사운드와 클라리넷과 플룻이 주고 받는 솔로가 멋지다.
6. "하루만"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그리움은 대부분 산 자가 죽은 자를 향해 갖는 감정이라 생각하지만, 이 노래는 영화 '사랑과 영혼'이나 '식스 센스' 에서처럼 뜻하지 않게 세상을 먼저 떠날 수 밖에 없게 된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시점으로 표현되었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향해 "하루만" 더 같이 있고 싶은 바램을 노래한 것이다. 40~50대 이상의 중년이나 노년의 부부들에게 사별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가슴 아픈 일인데 세상에 홀로 남은 배우자를 그리워하며 떠나가는 영혼이 부르는 노래라는 설정만으로 이 노래는 너무 슬프고 절절하고 먹먹하게 만든다.
7. "이제야 나는 날 펼친다"
기타 연주와 하모니카 연주가 곡의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집시 풍의 편곡이다. 세월이 지나면 많은 일들이 잊혀지고 사라져가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늘 남아있는 무언가가 있다.아름다웠던 지난 날들도 있지만 아팠던 날들도 있었고... 그 많은 일들,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극복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함께 지냈던 따뜻한 사람들과 좋았던 기억들은 가슴에 품고 이제 또 다른 시작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 고입검정고시 보시고 나오시는 여든 넘으신 할머니께 꿈이 뭐냐고 여쭈니 멋진 디자이너가 꿈이라 하시던데... 또 다른 시작은 언제나 늦지 않은 거 같다. 새로운 노래, 새로운 삶과 함께...
8. "나는 사랑할 거야"
"새들처럼","너무 늦었잖아요" 등 밀리언셀러 작곡가 '지근식'의 곡으로 이번 음반에서 흔치 않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곡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난 시간과 추억들이 소중했음을 더더욱 느끼게 된다. 인생도, 인연도 멈추지 않고 늘 흘러가고 있는 것. 늘 새롭게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다. 마치 오래된 LP판 스윙 재즈를 꺼내 듣듯이 단순하고 친숙한 멜로디가 흥겹다.
9. "막걸리 (Feat. 이한철)"
밴드 불독맨션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의 곡으로 흥겨운 라틴풍의 곡을 선사했다. 이한철은 몇 해 전 막걸리를 테마로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전국의 막걸리를 맛보는 동안 스멀스멀 멜로디와 가사가 함께 떠올라 그것에 살이 붙고 다듬어진 것이 '막걸리'라 한다. 유난스럽지 않으면서도 신명 나는 막걸리 잔치의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데 양희은의 목소리가 얹혀지자 노래의 분위기가 딱 잡혀지는 경험이 특별하다. 흥겨운 그루브있는 곡과는 안 어울릴 것 같은 양희은의 보컬은 보란 듯이 라틴 리듬 위에서 맘껏 춤을 춘다. 이한철은 이에 화답하듯 어쿠스틱 기타와 보이스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이 곡이면 막걸리에 안주 없이 즐길 수 있을 듯
10. "봄 그리고 가을"
80년대 느낌의 빈티지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이다. 오음음계, 즉 펜타토닉 스케일은 음악에 있어서 뿌리와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음악 장르와 각 나라의 민속 음악 등은 펜타토닉을 통하여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작곡자는 '록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밴 펜타토닉 스케일은 우리 음악인 국악과 자신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우리 음악의 멋과 그윽한 정서를 내 음악에 담아내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며 곡에 대해 설명한다. 록으로부터 시작하여 팝, 재즈 등을 천착하였으며 마침내 그 근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음악적 여정이 오롯이 담긴 작품이다. 가사 또한 우리네 마음 안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하지만 잊고 살았던 우리의 서정을 끄집어 낸다. 우리 삶의 화려했던 봄을 되돌아 보기도하고 이 가을의 찬란함 또한 만끽해보자. 잊혀졌던 옛 사랑도 떠올려보며... 이 가을, 커피 한 잔과 이 음악을 통해 노트에 빼곡히 시 구절을 적어놓던 문학소녀 시절로 되돌아가보자.
11. "아버지"
꿈에서 작고한 아버지를 만났었던 작곡가가 무슨 꿈이었었는지 생각하던 중에 악상이 떠올라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만든 멜로디에, 양희은이 일찍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와 아팠던 기억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표현으로 노랫말을 붙여서 완성한 곡이다. 자유분방해서 좋기도 나쁘기도 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힘들던 어린 시절과 청춘, 그리고 중년과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아버지와 딸, 부녀 지간의 애증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 등 을 담담하게 숨죽여 절규하며 담아낸 양희은의 노래가 듣는 이의 마음을 저미게 하는 곡이다.
12. "넌 아직 예뻐 (Duet with 양희경)"
양희은의 표현에 의하면 '제조공장'이 같은 동생 양희경과 듀엣이 이 앨범의 대미를 잔잔하게 장식한다.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삽입곡 두 곡을 편곡해서 하나의 멋진 듀엣 곡으로 완성한 곡이다. 마치 뮤지컬의 장면을 연상케 하는 두 자매의 화음은 이 앨범의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개, 고양이, 닭과 함께 살고 있는 박복녀의 집에 아들의 편지 한 장을 들고 지화자가 들어오면서 시작됩니다. 옥신각신 싸우던 할머니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게 피 한 방울 안 섞인 두 할머니와 말이 안 통하는 동물들은 함께 밥을 나눠먹으며 식구가 되어갑니다.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에는 "넌 아직 예뻐"가 두 번 나옵니다. 첫 번째는 아들을 찾아 나선 두 할머니가 전단지를 만들어 보기로 하고 전단지에 들어갈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으로 갑니다. 사진사는 할머니들을 보고 영정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생각합니다.얼떨결에 영정사진을 찍게 된 할머니들... 장례 치러 줄 사람도 없다며 한사코 거절하는 박복녀에게 지화자는 정성 들여 화장을 해줍니다. "넌 아직 예뻐", 두 번째는 아들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복녀가 지화자를 위로합니다. "넌 아직 예뻐"